Untitled (Stripe Oval Composition)
짙은 녹색 프레임 안에 배치된 검정과 흰색의 수직 스트라이프, 그리고 그 뒤로 겹쳐진 다섯 개의 타원형 색면은 야콥 아감의 대표적인 다중시점 회화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관람자의 이동에 따라 색과 형태의 조합이 끊임없이 변하며, 정지된 평면 안에서 ‘움직임’을 경험하게 한다.
Artwork Overview
이 작품은 짙은 초록색의 안정적인 프레임 안에 강렬한 흑백 스트라이프와 타원형 색면이 조합된 구성으로, 아감이 평면 회화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비정적 예술(Non-static Art)’의 개념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수직 스트라이프는 화면을 규칙적으로 분절하면서도 뒤에 숨겨진 색면의 일부만을 보여 주어, 관람자가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구성을 계속해서 인지하게 만든다.
상단의 레드·오렌지 계열 색면, 중앙의 블루 계열 색면, 하단의 바이올렛 색면은 색온도와 명도 차이를 통해 화면에 깊이감을 부여하며, 스트라이프와의 간섭 속에서 미묘한 리듬을 형성한다. 정면에서 바라볼 때와 사선에서 바라볼 때의 인상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관람자의 ‘걸음’이 작품 감상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Visual Elements
Stripe Structure
검정과 흰색의 수직 스트라이프는 화면 전체를 일정한 간격으로 분할하며, 뒤에 배치된 타원형 색면을 부분적으로 가린다. 이 구조는 단순한 패턴을 넘어, 관람자의 시점에 따라 색과 형태가 다르게 조합되도록 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Oval Color Fields
타원형 색면은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이 균형을 이루도록 배치되어 있다. 상단의 오렌지와 레드, 중앙의 라이트 블루, 하단의 블루·바이올렛은 각각 독립된 색 덩어리이면서도 스트라이프 사이로 보일 때는 새로운 색 조합을 만들어 낸다.
Multiple Perspectives
작품을 정면에서 바라볼 때는 수직 스트라이프가 더 강하게 인식되지만, 측면으로 이동하며 감상하면 타원형 색면의 비중이 커지면서 전혀 다른 구성이 드러난다. 이러한 다중시점 경험은 아감이 평면 회화 안에 ‘시간’과 ‘움직임’을 도입하는 방식이다.